주간시흥 기사입력  2012/02/07 [18:18]
고향집 어머니의 넉넉한 손맛처럼
한우로만 끓여낸 정남진 한우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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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남진 한우곰탕  © 주간시흥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 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제역으로부터 벗어난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전남지역, 그 가운데서도 소고기로 유명한 장흥소고기 한우만을 고집하는 ‘정남진 한우곰탕’이 정왕역 앞에 문을 연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연매출 28억 정도의 건축자제 법인회사를 운영하던 김건우 대표는 풀리지 않는 건설경기의 한파를 견디다 못해 12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회사를 정리하고 곰탕집을 열었다.

계절적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곰탕을 끓이기 시작한 5월 한 달 동안은 곰탕의 제 맛을 내기위해 버린 것이 더 많았다. 맛이 없어도, 농도가 안 나와도, 조금만 미흡해도 과감히 버렸다. 전라도 음식의 맛깔스러운 손맛이 일품인 어머니로부터 전수받고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버지의 최종 결정으로 손님상에 내놓는 순간까지 그는 간단할 것 같은 곰탕 한 그릇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정남진의 곰탕은 장작불의 화력에 맞먹는 고화력을 내기위해 가스에 터빈을 달고 특수 제작한 곰솥에 소 한 마리 분량의 뼈를 넣고 18시간동안 고아낸다. 곰탕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무를 비롯한 6가지 야채를 넣어 깔끔하고도 맛깔스런 맛을 냈다.
 
▲  정남진 한우곰탕   © 주간시흥
“처음엔 손님들이 맛이 밋밋하다고 하셔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깔끔한 곰탕 맛이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손님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조미료를 사용해야하나 그는 잠깐 동안 고민했다고 했다.
 
 하지만 어린 아기손님들이 곰탕을 먹는 것을 보면서 내 아이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며 맛있는 음식이기보단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정남진 한우곰탕에는 건강함이 살아있다. 일체의 조미료는 쓰지 않고 곰탕의 주재료인 한우도 일반적인 육우나 젖소가 아니라 황소 한우만을 고집한다. 쌀이며, 야채며 하물며 곰탕에 넣는 소금까지도 모두 국내산이다. 요즘같이 식자재 값이 만만찮은 현실에서는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특히 이곳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아내의 고향 신안 임자도 염전에서 나오는 최고급소금으로 간수를 빼고 볶아내는 정성을 들인 이 소금이야말로 손님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고슬고슬 잘 지어진 쌀밥은 나주의 마한농협에서, 소금과 고춧가루 등 양념류는 전남신안에서 한우는 정남진에서 매일 공수되어온다. 
 
▲  정남진 한우곰탕   © 주간시흥
정직하고 건강한 밥상이 된 정남진 한우곰탕은 한여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난 후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더워서 곰탕이 팔릴지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더위를 이기는데 뜨끈한 곰탕이 제격이었는지 정말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김건우 대표는 손님들이 와서 배불리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고기를 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손님상에 몇 점이라도 맛을 보라며 수육을 내놓는다. 질 좋은 공기밥 한 그릇도, 뜨끈한 국물도 무한리필이다. 그는 손님들이 맛있게 배불리 먹는 것만으로도 힘든 하루의 피로를 잊는다고 했다.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문을 열고 한 달에 한번 넷째 수요일 하루만 문을 닫는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합니다. 정직하게 땀 흘려서 부끄럽지 않은 음식으로 손님들이 만족하며 돌아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정이 있고, 따뜻함이 있는 정남진 한우곰탕은 이 겨울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 그만이다.                                       

/ 문의 : 031-432-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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