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11/11/05 [13:59]
2011 시흥시 육아일기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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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흥이 출산장려와 밝은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진행된 ‘2011년 시흥시 육아일기 공모전’이 성황리에 마감됐으며 그동안 많은 시민들의 참여하여 글을 통해 육아의 감동과 보람을 전파할 수 있게 됨으로서 알찬 공모전으로 펼쳐졌다. 주간시흥은  ‘2011년 시흥시 육아일기 공모전’의 진행에 후원으로 참여한 각 기관과 단체는 물론 직접 행사를 진행한 운영위원, 심사위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주간시흥은 앞으로도 매년 육아일기 공모전을 통해 출산장려는 물론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역할   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대상으로 입상한 작품소개는 물론 공모전에 도움을 주신 분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2011, 육아일기 관련 도움주신분들

    ■ 후원기관·단체
경기도, 시흥시, 시흥시여성경제인협회, 시흥시보육시설연합회, 시흥시의사회, 경기과학기술대학교, 시흥시아파트연합회, 시흥시문인협회,

시흥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 운영위원
* 위원장 : 김성한(국제로타리 3690지구 시흥로타리클럽 회장, 갑원상사 대표),
* 위원 : 김종배(재시흥영남향우회장, 안흥주류  대표), 김태훈(소래고등학교 총동문회장), 박영복(국제라이온스 345-B지구 부총재, ㈜시화스크랩  대표), 손옥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안봉옥(전 문인협회  회장), 염명자(시흥시1%복지재단이사), 이상기(시흥시 적십자회 회장), 성범석(능곡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이상설(국제로터리클럽 3690지구 13지역 지역대표), 정재원(시흥시비전아카데미 원장), 조인성(시흥시의사회 회장), 한상국(전 경기도교육위원회 부의장) 

    ■ 심사위원
* 위원장 : 안봉옥(전 문인협회 회장)
* 위원 : 박성규(함현중학교 교장), 조인성(시흥시의사협회 회장),  이명숙(경기과학기술대학교 아동보육복지학과 교수), 이연옥(시흥시 문인협회 회장), 장현경(예일어린이집 원장), 최분임(문인협회 임원) 

     ■ 간    사
윤정인(주간시흥 시민기자), 박미영(주간시흥 시민기자),황임숙(주간시흥 시민기자), 김미경(주간시흥 기획팀장)

‘네가 건네준 또 다른 길’

▲     © 주간시흥

 대상(생활글) 전 명 숙

   마흔둘, 
   나는 줄곧 내 나이를 의식하며 산후조리원 수유실에 앉아 있곤 했다.
소파에 둘러앉아 수유를 하는 산모들은 그런 내게 시선 줄 겨를 없이 코에 송글 송글 땀이 맺히도록 젖을 빠는 아기 얼굴에만 열중이었음에도 말이다. 
  맞은편에 앉은 앳되어 보이는 산모. 얼굴이 어리고 그 눈빛의 여린 기운이 얼굴의 앳됨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작가의 말처럼 나이가 어려도 부모는 부모의 얼굴을 하고 있다. 나이가 많아도 자식이 자식의 얼굴인 것처럼...... 그녀의 얼굴에서 `엄마`가 느껴졌다. 늙거나 젊은 엄마가 아닌, 그냥 `엄마`의 얼굴.
   ‘그래. 나는 엄마다!’  


   “아기는 건강한가요?”
   “손가락, 발가락은요?”
   아마도 그 수술실을 거쳐 갔을 수백, 수천의 산모들이 건넸을 그 말을 나는 덜 풀린 마취로 몽롱한 정신 한 가닥을 붙들며 물었던 것 같다. 회복 후 몸을 움직이게 되었을 때 나는 서둘러 신생아실로 향했었다.
내 딸과의 첫 대면.
  태지가 끼고, 활짝 웃으며 배냇짓을 하고, 가끔 반짝 눈을 떠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딸을 안고 처음 수유를 했을 때의 가슴 벅찬 감동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젖을 물리고 찬찬히 그 작고 여린 몸을 들여 본다. 내 뱃속에서 자란 10개월 그 어느 순간에 저렇게도 장하게 골격을 만들고, 살을 덮고 검은 머리칼과 앙증맞은 손발톱까지 만들었을까? 가만히 작은 손가락을 잡자니 어느새 체온이 느껴지는 작은 손가락이 내 손가락을 감싸 쥔다. 어린 것의 배꼽에 남아있는 탯줄이 아이와 내가 함께 한 10개월을 흐뭇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회상하게 한다.
이제 그 딸이 120일을 넘겨 제법 엄마와 눈을 맞추며 옹알이를 한다.  


    늦은 결혼을 하면서 나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때까지 내가 향유하던 `자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여행 작가를 꿈꾸던 나는 떠나고 싶을 때 떠났고, 가고, 보고, 먹고, 느꼈으며, 돈에도 시간에도 제약을 받지 않았기에 정서적으로 여유로웠고, 그래서 그것이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했었다. 아직 가고 싶은 곳이 많았고 경험해야 할 일들도, 배워야 할 것들도 무궁무진했다. 그런데, 아이라니? 출산이라니?  지나온 내 20대, 30대가 그랬던 것처럼 40대에도 누리게 될 그 여유를 다른 어떤 것과 맞바꾸고 싶은 마음이 그땐 없었다. 


   요즘의 나는, 남편에게 “이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 한다.   덧붙여,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낳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 기쁨을, 이 아이 하나로 인해 얻어지는 이 소소한 기쁨들과, 세상을 향한 시선의 변화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만큼 더 빨리, 더 오래 행복했을 텐데....... 

   치치 치치.  아침밥이 압력솥에서 냄새보다 소리로 먼저 뜸이 드는 아침, 상을 차리는 사이 안방에서 딸아이가 꺄악 꺄악 돌고래 소리를 내며 논다.  차분한 무채색 일색이던 집안의 가구들이 알록달록 모빌과 아기용품의 앙증맞은 색깔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듯하다. 가만히 다가가 뚫어져라 모빌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하린이 잘 잤어요?”하고 물으면 아침보다 환한 미소로 나를 반기는 아이. 아이의 미소와 함께 퍼지는 꽃향기 보다 달달한 아기 냄새. 저를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어미`라고 알아주는 것 같아 그 미소 하나에 고단함을 잊는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생경할 따름인 `세상`을 두리번거리는 아이의 시선이 기운찬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이제 겨우 목을 가눌 뿐인데 마음은 뛸 것 같은지 팔다리를 퍼덕이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아아 어어”라고 세상에 말을 건넨다.


 
   살다보니 우리 개개인에게는 많은 책임이 따른다. 직장인으로서, 가족구성원으로서, 친구로서, 혹은 계약의 당사자 갑과 을로서 등등. 그 책임감이라는 것은 대개의 경우 `권리`보다는 버겁고 때로 귀찮게 여겨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부모로서의 책임`만은 그 책임의 무게만큼 만족감의 크기도 커지는 것 같다. 
  오로지 내 몸에서 난 것들로 살과 뼈를 만들고 피가 도는 작은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한다는 것. 내가 살아야 할 이유와 매 순간 살아가고 있음을 이보다 더 명확히 일깨워 주는 일을 나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다. 여자라서 행복한 이유는 아마도 임신과 출산을 `책임`질 `권리`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에 온 미약하고 여린 존재, 오로지 나를 의존해야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를 책임지고 양육함으로써 얻어지는 뿌듯함은 나 스스로의 가치와 자긍심을 무척 높여주는 일이었다. 


   아이가 처음 눈을 맞추며 웃어주었을 때, 옹알이를 했을 때, 내 품을 찾아들며 젖을 달라고 제비처럼 입을 벌릴 때, 나는 전부터 여행하리라 벼르던 남해의 쪽빛바다를 보았고, 제주 올레길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기쁨을 맛보았다. 뒤집고, 기고, 서고, 걸을 때, 처음 “엄마”하고 말을 뗄 때, 나는 앞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탐험하고 미지의 신대륙을 발견한 듯한 경이로운 순간의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좀 더 자라 함께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 아이와 함께 실제의 남해 쪽빛바다를 보러 떠날 것이고 올레길과 산티아고 길을 걸을 것이다.  이 세상이 얼마나 경험해야 할 멋진 것들로 가득한지 아이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렇게 한마디 귀띔할 것 같다.
    “내 딸아,  너도 꼭 엄마가 되렴”
    “너도 꼭 너의 아기를 낳으렴”
미래의 나는 그렇게 아이에게 말해주지 않을까? 부모는 원래 좋은 건 자식에게 주고싶어 하니까. 


  엄마는 이렇게 행복한 상상을 하는 동안, 내 딸은 곁에 누워 손가락을 빨며 옹알이를 한다.
   “아아아   에오어  응게아”


 
■ 당선후기

   “하린이 좀 바꿔줘 봐”
  시어머님과 어머님께서 번갈아 전화를 걸어오셔서 아직 말도 못하는 손녀, 외 손녀와 통화를 하자십니다. 단음절 몇 개 발음할 뿐인 손녀와 통화를 해보았자 고작 숨소리만 듣다 끊을 때가 허다한데 그 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아이를 낳고나니 아이 이야기로 시작해 아이 이야기로 끝이 나는 통화일지언정 달뜬 목소리로

안부를 물어오는 가족들의 모습 또한 아이가 온 뒤 바뀐 즐거운 단상입니다.

   오늘은 제 딸도 대상 수상 소식에 기뻐하는 엄마를 느끼는지 함박웃음이 끊이질 않고, 옹알이도 재잘재잘 수다가 깁니다.

   유려한 필치로 흡인력, 파급력 있는 문장을 선뵈는 유명작가가 쓴 글이 아니기에 제 글이 출산을 장려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생명을 품고 양육하는 일은 육체적 고단함을 상쇄하고도 남는 큰 행복임을 담담하게 쓴 제 글에 공감하는 몇 분이라도 계시길 감히 바래봅니다.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피곤한 와중에도 양육에 애쓰는 저를 마음으로 이해하고 틈틈이 적극적으로 양육에 동참하고자 애써 준 남편에게 이 기회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양육이 심신의 고통이 아닌 행복한 육아가 될 수 있었음은 남편의 이해와 배려 덕이었으니까요.  
끝으로 육아일기 공모전을 주최하신 「주간시흥신문」과 보잘 것 없는 글 속에 담긴 제 진심을 읽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



 주간시흥 육아일기 공모전 심사총평
  

▲   2011년 시흥시 육아일기 공모전’ 심사위원  최 분 임(시흥시문인협회 임원)© 주간시흥

   주간시흥신문 주최 ‘2011년 출산 장려를 위한 육아일기 공모전'이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모기간을 거쳐 마감되었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임신과 출산, 육아의 감동과 흥미를 기록한 내용을 통해 육아의 행복을 전파하며 저출산으로 말미암아 발생하고 있는 가 경쟁력 저하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뤄가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시흥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거나 시흥시에 사업장 운영 및 직장근무자, 다문화 가족 등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모분야는 일기 글, 편지글, 생활 글 부문으로 이뤄졌습니다.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공모전에 소중하고 따뜻한 글을 보내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육아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한 심사위원들은 오래된 서랍 속 추억들을 꺼내보듯 다양한 연령층에서 보내온 글들을 읽으며 잠시나마 행복했습니다.

  글이란, 자신의 생각에 육체를 부여하는 일입니다. 자신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하고 독자들을 흔들어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깊이 있는 관찰 위에 구체적이고 생생한 묘사가 얹어져 마치 독자들이 같은 경험을 한 듯 실체를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주제를 제시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전반적으로 할 말이 많은 듯, 욕심을 낸 작품이 많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욕심을 크게 내지 않더라도 큰 얘기를 할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상으로 선정된 전명숙 씨의 작품 ‘네가 건네준 또 다른 길’은 자신이 누리던 자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글쓴이가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42세에 낳은 아이의 몸짓을 통해 남해의 쪽빛 바다를, 올레길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기쁨을 맛보는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놓았습니다. 소박하고 따뜻한 진정성에 심사위원 모두가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주제와 부합한 글인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가, 감동과 진실성 참신성이 있는가, 내용 전개에 무리는 없는가, 독창적이며 문학적 가치가 있는가에 무게 중심을 두고 심사를 했습니다. 당선자에게는 박수를, 아깝게 낙선한 분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보냅니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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