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18/09/11 [22:41]
[한의학박사 오원교]화병(上)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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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는 울분과 격분을 즉각적으로 표출하는 감정 반응으로 다소 서구 문화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오랜 기간 참고 억누르는 시간을 거쳐 쌓인 감정을 더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오는 것이 화병이다. 이는 사건에 대해 수동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많은 동양인 특히 한국인 특유의 질병이다.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 편람에도 ‘HWA-BYUNG’이라고 명시되어 ‘화병’이라는 이름이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 양상은 행동이나 감정 폭발에 치우친 반면, 화병은 가슴 답답함, 상열감, 불안, 소화장애 등의 신체 자각증상이 수개월 간 동반될 경우가 많다. 특히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기억의 반추가 계속된다면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 국내 대학 여성 암 전문 병원은 유방암, 갑상ㅅ선암, 자궁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이거나 투병했던 여성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심적 스트레스 여부를 측정한 결과, 암 환자 85%가 화병이 의심되거나 화병이라는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인의 화병 유병률이 4~5%인데 비해 암 환자는 매우 높은 화병 연관성을 보인다. 따라서 암 환자의 관리에 있어 화병 관리와 치료는 암의 회복에 있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암 치료에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마음교정이 매우 유익한 역할을 한다고 보여진다. 

한 설문 조사에서 화병 환자에게 화병 치료 방법과 치료 가능성에 대해 물었더니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었다. 사고방식의 전환이나 용서를 해야 한다는 의견 47.7%, 환기나 취미생활, 동아리 생활을 통해 풀어야 한다가 29.8%, 주의의 지지나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의견이 13.9%, 종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가 7.9%가 나왔다. 또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11.3%였다.

화병이 해결 가능한 문제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52.7%가 해결 불가능하다. 13.0%는 쉽지 않다로, 65.7%가 화병 치료에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는 화병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참고 보자는 소극적 태도와 화병이 변하기 어려운 가족 간 갈등, 경제적 문제가 많아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족 간 갈등과 경제적 문제의 원인은 문제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는 것과 비교 의식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700불밖에 되지 않는 네팔이 행복지수 세계 1위인데 비해,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의 행복지수 57위인 현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맵고 짜게 먹는 음식 문화, 급한 성격, 좁은 국토, 빠른 정보화 처리 압력, 경쟁이 치열한 사회구조, 참는게 미덕인 문화 속에서 한국은 유독 화병에 취약하다. 화병을 그대로 두었다가는  몸에 증상이 나타나는 신체화 증상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다음 호에서는 화병의 검진과 치료 방법을 통해 화병 탈출에 대해 고민해 보기로 한다.

상담문의 43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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