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20/03/27 [12:22]
<생태이야기>봄맞이 개나리꽃 한다발
/글 주간시흥기자, 숲해설사 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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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나리 개나리 잎에 입에 따다 물고요 / 병아리때 쫑쫑쫑 봄나들이 갑니다.

 

지구촌이 코로나19로 어수선한 가운데 그래도 어김없이 2020년 봄이 돌아오고 있다.

겨울눈에서 막 피어난 꽃들이 자태를 자랑하듯 저마다 만난 꽃사진을 카톡마다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겨울눈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개나리 두서너 가지를 잘라 컵에 물을 담아 꽂아두고 봄이 오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개나리 가지에서 황금색 노란 꽃이 피면 드디어 봄이 집안까지 찾아왔다고 호들갑을 떨어보기도 한다.

학명 Forsythia koreana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 식물이다. 세계적으로는 11종류이고 원예품종은 40종이 넘는다. 그중 골든 벨(Golden bell), 즉 황금 종이란 원예품종은 방탄소년단처럼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개나리는 거리와 공원에는 넘쳐나지만 산에는 없다. 산에서 저절로 자라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나리꽃을 만나면 수꽃인지 암꽃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나리의 꽃은 모두 같아 보이지만 아주 드물게 암꽃과 수꽃 두 가지가 있다.

꽃잎이 네갈래로 갈라져 있고 그 속에 두 개의 수술이 서로 마주보며 윗부분의 꽃밥이 서로 뭉쳐있다.

암술은 거의 퇴화되어 수술 틈에 수술보다 더 조그맣게 한 개가 나있는데 이 암술은 제구실을 못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수꽃들이 대부분이다.

아주 드물게 꽃잎 가운데 있는 암술이 발달하여 수술보다 더 높게 솟아난 꽃이 있는데 바로 암꽃이다. 이 암꽃의 암술머리에 수술가루가 묻어야 씨앗이 맺힌다. 옥구공원 고향동산 위쪽 개나리 군락에서 그 열매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충실히 맺고 있는지 이번 봄이 지나면 찾으러 가봐야겠다.

개나리를 비롯한 모든 식물은 서로 다른 유전자를 지닌 수꽃의 꽃가루와 암꽃의 씨방이 만나 새로운 DNA를 지닌 씨앗을 만들어 나간다. 이렇게 다양한 DNA를 확보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하는 식물들은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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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나리는 줄기만 흙에다 꽂아두어도 뿌리를 내린다. 부로를 닮은 자식이 아니라 아버지와 똑같은 복제품을 대량 생산해 씨앗을 구태여 맺을 필요가 없으니 씨앗 맺기에 게을러지고 점점 씨앗을 찾아보기 도 쉽지 않다.

이미 자연상태에서 스스로 열매를 만들어 씨앗을 퍼트려 살아갈 힘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나리는 왜 개나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식물의 이름 앞에 ‘개’자는 원래보다 조금 못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굳이 풀이하자면 나리꽃 보다 조금 못하다고 해서 개나리라는 뜻이다. 요즈음은 남과 비교 하는걸 싫어한다. 개나리꽃을 굳이 나리꽃과 비교해서 조금 못하다는 의미를 두어야할까? 각각의 꽃대로 의미를 부여하면 좋았을 것을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 식물학 연구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 시작되었다고 본다.

자연히 식물의 이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도 그때이다. 당시 우리는 주권을 일본에 빼앗긴 식민지 상태로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Nakai)는 굳이 ‘koreana’라는 국가명을 학명에 붙이는 대신 우리 고유 식물의 상당 부분에 일본 이름을 붙였다.

심지어 그는 그가 감사의 뜻을 표시해야 하는 일본인 관료의 이름을 우리 고유 식물 이름에 붙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특산 식물임을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던 개나리, 올 봄에는 노란 개나리 꽃으로 봄맞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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