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이야기 '칡'

//박미영 숲해설사, 문화관광해설사

박미영 | 기사입력 2021/12/28 [16:59]
박미영 기사입력  2021/12/28 [16:59]
생태이야기 '칡'
//박미영 숲해설사, 문화관광해설사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주간시흥



붉은빛이 감도는 자주색의 은은한 칡의 향에 취하다.

 

산 초입에 들어서면 계절에 따라 다른 향기가 난다. 5월 하얀색 찔레꽃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곧이어 아까시 꽃과 밤꽃이 피어나면서 진한 향수를 뿌린 듯 산 초입에서 저마다의 존재감을 뽐낸다.

 

봄에 피어나는 꽃과 달리 여름에 피는 꽃들은 진한 향을 가졌다. 꽃색은 거의 흰색으로 색에 대한 투자보다는 진한 향으로 승부를 본다. 잎이 무성한 여름숲에서 중매쟁이인 곤충의 눈에 초록색 잎과 대비를 이루는 흰색의 꽃색은 곤충의 눈에도 가장 잘 띈다고 한다. 그래서 키포인트 향기로 승부를 보고, 찾아온 곤충이 실망하지 않토록 꿀을 푸짐하게 준비해 놓는다.

 

이 즈음 산에 오르면 칡이 만들어낸 향을 맡을 수 있다. 찔레나 아카시나, 밤꽃처럼 진한 향은 아니지만 칡꽃은 붉은 빛이 감도는 자주색 꽃으로 은은한 향을 만들어 코끝을 꽃에 가져가 맡으면서 ‘아! 그래 이 향이구나’ 어릴때부터 익숙한 향을 느낀다. 주위의 곤충들이 벌보다는 나방종류들이 많이 보인다. 은은한 향에 나방류들이 많이 찾아오나보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갈등을 겪는다. 여기서 ‘갈등(葛藤)’은 한자 그대로 ‘칡과 등나무’를 뜻하는 말이다. ‘칡’과 ‘등나무’는 중심 줄기가 없다보니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야 햇빛을 더 차지해서 무성하게 자랄 수 있는 덩굴성 식물이다.

 

여기서 다른 식물의 줄기를 감아올라가는 방향이 ‘칡’의 줄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자란다. 즉 ‘갈(葛)’은 ‘등(藤)’을 감고, ‘등(藤)’은 ‘갈(葛)’을 감아 올라가니 두 식물은 아무리 길게 뻗어가도 화합해 만날 수가 없다. 이렇게 ‘갈등(葛藤)’의 어원은 두 나무 줄기의 속성에서 비롯했다.

 

칡은 콩과에 속하지만 그 자람이 워낙 왕성해 1일 최대 3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1년에 약 100m이상 길이로 빠르게 자라면서 나무줄기 전체를 뒤덮어 광합성을 방해해 결국 주변 산림까지 고사하게 만든다.

단풍잎돼지풀이나 가시박처럼 외국에서 들어와 토종 생태계를 위해하는 종을 유해식물로 지정해서 제거하듯 칡 또한 그 왕성한 자람으로 외국에서 푸대접을 받는 식물이라고 한다.

 

미국에 칡이 상륙한것은 1876년 일본에서 관상용으로 들여와 주로 정원에서 그늘을 만드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토양유실을 막는 용도로 사용했는데 주변 모든 것을 뒤덮는 엄청난 번식력으로 제거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칡은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칡뿌리를 캐내 먹으면서 배고픔을 달래던 식물이었다.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 지금은 건강을 위해 칡즙을 마신다.

 

  © 주간시흥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비전시흥 포커스 많이 본 기사
광고